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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전쟁 후 HIV 감염률 2000% 폭증” 왜 러시아 군인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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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 접촉·약물 주사기 공유가 주된 원인”

    조선일보

    러시아 군인들. /TASS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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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러시아 군인들의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률이 2000% 폭증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장의 열악한 의료 환경과 성 접촉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3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언론 키이우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카네기재단 러시아유라시아센터가 펴내는 온라인 간행물 ‘카네기 폴리티카’ 보고서는 러시아 국방부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분석했다. 수치를 자세히 보면, 전쟁 발발 해인 2022년 1분기부터 같은 해 가을까지 러시아군에서 확인된 HIV 신규 감염 사례는 전쟁 전보다 5배 늘었다. 그해 말에는 13배 뛰었고 2024년 초에는 20배까지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HIV는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AIDS)의 원인 병원체다. 다만 HIV에 걸렸다고 해서 모두 에이즈 환자는 아니다. 에이즈 환자는 HIV 감염으로 면역세포가 파괴돼 면역 기능이 떨어지면서 각종 감염 등이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

    러시아군 내에서 HIV 감염률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요인으로는 ‘수혈’ ‘야전 병원에서의 오염된 주사기 사용’ ‘성적 접촉’ ‘약물 주입을 위한 주사기 공유’ 등이 꼽혔다. 그중에서도 보고서는 “특히 성적 접촉과 약물 주사기 공유 등의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별개로 전 세계적으로 HIV 감염률이 감소 중인 가운데 러시아에서만 감염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통계도 나왔다. 신규 감염자 수는 1990년대 정점을 찍은 이후 절반 넘게 감소했지만 러시아에선 매년 5만~10만 건의 신규 감염 사례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유엔에이즈계획(UNAIDS) 자료에 의하면 2022년 이후 HIV 바이러스 신규 감염자 중 러시아가 3.9%를 차지해 전 세계 5위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HIV 발병으로 인해 러시아가 겪게 될 인구통계학적·경제적 손실은 수십 년 동안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얻은 손실을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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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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