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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그날 저녁, 오바마·바이든이 한 레스토랑에… 그런데 밥은 따로 먹었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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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2년 오픈, 대표적 사교 장소 ‘카페 밀라노’

    지난 대선 이후 관계 껄끄러워진 오바마와 바이든

    별다른 조우 없어… “젤라또라도 같이 할 수 없었나”

    베선트‧러트닉 등 트럼프 장관들도 회의 장면 목격

    조선일보

    버락 오바마 대통령(뒤쪽)이 퇴임 직전인 2017년 1월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당시 부통령에게 자유의 메달 훈장을 목에 걸어주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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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워싱턴 DC의 조지타운대 캠퍼스 앞에 ‘카페 밀라노(Cafe Milano)’란 이름의 레스토랑이 있다. 이탈리아 외교관 출신인 프랑크 누스체세가 빌 클린턴이 대통령에 당선되던 날인 1992년 11월 3일 문을 연 이곳은 이탈리아 커뮤니티를 위한 레스토랑을 표방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수도를 대표하는 정치인‧외교관‧언론인‧로비스트 등의 사교 장소로 거듭났다. 점심이나 저녁 시간에 이 레스토랑에 가면 옆 테이블에서 정치인이나 장관이 식사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고, 운이 좋으면 전직 대통령이나 연예인들도 와서 얼굴을 비추기도 한다. 좌우 균형을 고려해 바 테이블 뒤편 벽면에 붙어 있는 TV에는 CNN과 폭스뉴스를 동시에 틀어놓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 레스토랑을 두고 “워싱턴의 권력자들이 식사하는 파워 테이블” “최고의 볼거리를 제공하는 곳”이라고 했다.

    지난 22일 저녁 이 레스토랑에 버락 오바마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동시에 떴다고 악시오스 등 미국 언론이 전했다. 여기에 트럼프 정부 3인방인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도 같은 시각 저녁 식사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 세 사람은 긴 테이블에 흩어져 “회의를 하고 있었다”고 하는데, 러트닉은 이날 오후 상무부 청사에서 김용범 정책실장‧김정관 산업부 장관과 만나 무역 협상을 진행했다. 악시오스는 “바이든은 의회(상원) 시절 동료였던 마크 프라이어 민주당 전 상원의원과 눈에 띄는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고, 오바마는 프라이빗 룸에서 밥을 먹었다”며 “(정문에 대기하고 있던) 서버반 차량으로 구성된 바이든의 비밀경호국(SS) 호송대는 오바마의 경호팀을 위해 조금 물러나야 했다”고 전했다. 바이든은 현역 때도 종종 이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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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워싱턴 DC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인 '카페 밀라노' 외관 모습. /카페 밀라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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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23년 4월 워싱턴 DC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인 '카페 밀라노'에서 식사를 마친 뒤 나오고 있다.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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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 DC의 호사가들은 이 레스토랑에 두 전직 대통령이 동시에 뜬 것 말고도, 두 사람이 별다른 조우를 하지 않았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오바마‧바이든 모두 민주당이 배출한 대통령이지만, 지난해 바이든이 대선 출마를 고집했다 낙마한 뒤 사이가 껄끄러워졌기 때문이다. 바이든은 ‘고령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대선 완주를 고집하다 1차 TV 토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참패한 뒤 끌려나가다시피 퇴출됐는데, 이 과정에서 오바마가 분위기 조성 등에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특히 진보 성향 할리우드 배우인 조지 클루니의 뉴욕타임스(NYT) 칼럼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데, 클루니는 이 기고를 싣기 전에 오바마와 상당한 상의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의 뒤를 이어 후보가 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가장 먼저 ‘감사 인사’를 전하는 전화를 한 것도 오바마였다. 폴리티코는 “어젯밤 우리가 인터뷰한 그 어느 누구도 (오바마‧바이든) 그 둘을 함께 본 사람이 없다”며 “적어도 옛 정(情)을 생각해 젤라토 한 입 정도는 함께할 시간은 있었지 않겠나”라고 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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