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 폭행 혐의로 檢 송치
서울 시내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경비원한테 김장까지 도와달라니... 참다 참다 몸싸움까지 벌였죠.”
서울 관악구의 한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일하는 이모(76)씨는 아파트 입주민과 몸싸움을 벌인 혐의로 지난달 검찰에 송치됐다.
이씨는 몸싸움을 벌인 입주민의 아내 A씨에게 지속적인 갑질을 당했다고 한다. 이번 겨울에는 “우리 집 김장을 도와달라”며 경비원들을 불렀고 경비원들은 A씨 때문에 믹스커피도 마음껏 먹지 못했다고 한다. A씨가 “입주민들의 공금으로 산 믹스커피”라며 “경비원들은 한 달에 각자 10개만 먹어라”며 개수를 제한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A씨의 갑질에 지쳐 근무를 그만둔 경비원, 미화원도 여럿이다”라고 했다. A씨는 “미화원이 흘린 물에 미끄러졌다”며 미화원에게 “주민들에게 돈을 걷어서 내게 줄 수백만 원의 보상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계속되는 A씨의 갑질에 이씨는 A씨의 남편에게 “아내 관리 잘하라”고 말했고 그와 몸싸움까지 벌였다. 이씨는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폭행 혐의로 조사를 받고 지난달 서울중앙지검에 송치됐다.
서울의 또 다른 아파트에서는 허위 사실을 퍼뜨려 경비원을 도둑으로 몰아가는 일도 일어났다. 지난달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서울 성북구 임대 아파트 엘리베이터 공고문’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공고문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에 사는 한 주민은 “경비원들이 단지에서 배출되는 고물을 빼돌린다”며 관리사무소에 민원을 제기했다. 하지만 방범 카메라를 확인한 결과 주민의 주장은 허위로 밝혀졌다고 한다.
2020년에는 서울 강북구 우이동의 한 아파트에서 근무하던 경비원 고(故) 최희석씨가 입주민으로부터 갑질을 당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최씨는 아파트 입주민으로부터 폭언·감금·폭행 등 갑질을 당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입주민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 상해 등 혐의로 기소돼 징역 5년이 확정됐다.
폭행을 당해 산업재해 승인을 받은 경비원은 줄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용노동부가 국민의힘 김소희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건물 등의 종합 관리 사업’ 폭력 행위 재해자는 2021년 30명, 2022년 38명, 2023년 29명, 2024년 32명이었다. 작년 9월까지는 19명이 폭력 행위로 산재를 당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경비원들의 인권을 존중하는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지만 사회적으로 관리·경비직에 대한 존중 의식이 낮다”며 “경비원에 대한 갑질이 늘어나는 것은 경비원의 역할을 확대 해석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라고 했다.
[강혜진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