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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美군함, 中 국경절 전날 남중국해 인공섬 근접 항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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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 없이 전격적으로 작전

中, 매티스와 안보대화 취소

미 군함이 남중국해 중국 인공섬을 근접 항해하고, '중국의 오랜 벗'으로 불렸던 주중 미국 대사는 미국 농민을 겨냥한 중국의 반(反)트럼프 선동을 격하게 비판했다. 중국은 이번 달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던 미·중 정례 외교·안보 대화를 취소했다. 양국 갈등이 갈수록 격화되는 양상이다.

지난 30일(현지 시각) 미 CNN은 "미 해군 미사일 구축함 디케이터함〈사진〉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 게이븐 암초와 존슨 암초의 12해리 내 해역을 항해했다"고 보도했다. 이 해역은 중국이 인공섬 7곳을 건설한 곳이다. 이번 작전은 중국 건국 69주년인 국경절(1일) 연휴를 하루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지난주엔 미 전략폭격기 B-52 두 대가 남중국해 상공에서 훈련 비행을 했다. 중국 국방부 런궈창은 당시 "미 군용기의 도발 행위에 반대하며 우리의 권리와 이익을 위해 모든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중국은 '남해구단선(南海九段線)이라고 불리는 자체 해상경계선을 근거로 인도만 한 면적의 남중국해 거의 전부(85%)를 자신들의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013년부터는 해양법상 섬으로 인정받을 수 없는 이 해역 내 암초들을 매립해 '불침항모(不沈航母)'로 불리는 인공섬들을 조성했다. 미국은 중국의 일방적 영유권 주장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에서, 버락 오바마 정권 시절인 2015년 10월부터 남중국해 중국의 인공섬 12해리(해양법상 영해를 의미) 안으로 진입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시로 벌여왔다.

디케이터함의 작전이 있었던 날 브랜스테드 주중 미국 대사는 아이오와주 최대 일간지 '디모인 레지스터'에 "중국이 미국의 자유 언론을 이용해 미국 노동자·농민·기업에 대한 공갈·협박을 배가시키고 있다"고 비판하는 글을 실었다. 지난 23일 중국은 이 신문 4개 면에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는 기사형 광고를 게재, "중국이 11월 중간선거에 개입하려 한다"는 미국의 반발을 촉발했었다. 24년간 아이오와 주지사를 지낸 브랜스테드는 1985년 현(縣)서기 시절 방미했던 시 주석과 인연을 맺은 뒤 '중국 인민의 오랜 벗'으로 불려왔다.

반면 중국은 이달 중순으로 예정됐던 미·중 외교·안보 대화를 취소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미·중 외교·안보 대화는 2017년 4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마러라고 정상회담을 계기로 신설된 미·중의 고위 전략 소통 채널이다. 지난해 6월 미 워싱턴에서 첫 번째 대화가 열렸고, 이번엔 베이징에서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이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 리쭤청 중앙군사위 연합참모부 참모장과 회담할 예정이었다.

[베이징=이길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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