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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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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캐나다산 육류 수입 전면 중단…화웨이 사태 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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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는 캐나다로부터 수입한 돼지고기의 허위 검역증명서 발급 혐의와 관련해 캐나다산 육류 수입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晚舟) 부회장이 캐나다에서 억류된 후 시작된 보복 조치의 일환이란 관측이 나온다.

25일(현지 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캐나다 주재 중국 대사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중국 당국은 캐나다산 돼지고기에서 중국이 금지하는 사료첨가물 ‘락토파민’이 검출된 후 조사에 착수했고, 그 결과 위조된 검역증명서 188개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 해관총서(관세청)는 지난 18일 락토파민이 검출된 캐나다 수출업체로부터의 돼지고기 수입 중단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중국 정부는 캐나다산 돼지고기에 대한 전수조사를 시행한다고 했다.

중국 대사관은 "(캐나다산 육류는) 명백하게 안전상의 허점이 있다"며 "중국 소비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긴급 예방 조치를 취했고, 캐나다 정부에 중국 수출용 육류의 증명서 발급을 보류할 것을 요청했다"고 했다.

조선일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晚舟) 부회장이 2019년 1월 29일 캐나다 법원에 출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중국 대사관은 또 캐나다 정부에 조속한 조사 착수를 당부하며 "중국에 수출하는 식품의 안전을 책임감있게 보장할 수 있는 효과적 조치를 취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와 관련, 마리 클로드 비보 캐나다 농림부 장관은 성명을 내고 "캐나다 식품검사국(CFIA)이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이며, 사법 당국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캐나다산 육류의 수출 증명서 발급 중단 조치는 중국에만 적용된다고 부연했다.

중국의 이번 조치는 캐나다에 억류돼 미국으로의 범죄인 송환 절차를 밟고 있는 멍 부회장의 신변 문제에 대한 보복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 창업자의 딸인 멍 부회장은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미 사법 당국에 기소된 상태다. 멍 부회장과 화웨이는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멍 부회장은 전날 캐나다 법무장관에게 미국 송환 절차 중단을 공식 요청했다.

중국은 멍 부회장의 억류 이후 캐나다에 대한 보복성 조치를 잇따라 강행해 왔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전직 캐나다 외교관인 마이클 코브릭과 캐나다인 대북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를 국가 안보법 위반 혐의로 구금해 조사하고 있다. 또 캐나다의 주요 대중 수출품인 카놀라 수입을 전면 중단하는 등 무역 분야에서도 보복 조치를 감행했다.

이런 상황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 자리에 모이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주목된다. 캐나다 CBC방송에 따르면, 캐나다 정치권은 중국의 이번 조치가 ‘정치적’ 성격의 보복이라며, 트뤼도 총리가 G20에서 시 주석에게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G20 정상회의는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다.

[이선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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