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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국회의장과 한국정치

한국당 "與 세금 도둑질에 국회의장이 날치기 앞장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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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10일 내년도 예산안이 통과되자 문희상 국회의장실을 항의방문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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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은 10일 더불어민주당이 군소정당과 만든 '4+1' 협의체에서 마련한 내년도 수정예산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자 "날치기" "세금 도둑질"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밤 4+1 협의체 소속 의원 162명이 제출한 예산안 수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자 '세금 도둑' '독재 타도' '절차 준수' '원천무효' 등의 구호를 외치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들은 4+1 수정안을 표결에 부친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아들 공천 때문이냐"고 거세게 항의했다. 민주당 출신인 문 의장이 내년 4·15 총선 때 자기 지역구(경기 의정부갑)를 아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민주당의 예산안 강행 처리에 협조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뭐하는 짓이냐"며 맞받으면서 고함을 주고받기도 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문 의장이 예산안을 처리한 후 본회의 정회(停會)를 선언하자 국회의장실로 몰려가 문 의장 면담을 요구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문 의장이 면담을 거부하자 "날치기에 절름발이 형식으로 법적 근거도 없이 예산이 통과됐다"면서 "국민의 세금을 도둑질한 행위다. 어떤 낯으로 국민에게 세금을 더 내달라고 할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심 원내대표는 "문 의장이 세금 도둑질에 동조를 넘어 선두에 나섰다"며 "그래서 강력히 항의하고 있지만 '너는 말해라. 난 한쪽으로 듣고 흘리마'라고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한국당 간사 이종배 의원도 "오늘은 대한민국 국회 의정사에 큰 오점을 남기는 가슴아픈 날"이라면서 "지금까지 이뤄진 예산안 처리 관행과 헌법에 근거한 예산 심의권을 포기하고 세금 도둑질을 하면서 (예산안을) 강행 처리했다"고 했다. 이 의원은 "오늘 각 당 원내대표들과 예결위 간사들 간에 마지막 합의를 이루려고 노력했지만, 여당에서는 '예산 삭감을 정부에 맡기자'면서 헌법에 규정된 예산 심의권을 포기했다"며 "역사가 심판하고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고 했다.

문 의장은 이날 밤 10시 예산부수법안 처리를 위해 본회의를 속개할 예정이었지만, 한국당 의원들이 의장실 안팎을 가로막아 사회를 보지 못했다. 이에 바른미래당 소속 주승용 부의장이 회의를 속개했다.

[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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