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동부 분쟁지역인 돈바스 지역을 독립 국가로 인정한다는 연설을 한 뒤 관련 법령에 서명했다. 이 지역은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한 곳이다. 이로써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 정부군의 공격으로부터 이들 지역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군대를 파견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각) 수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분쟁 지역인 돈바스 지역(도네츠크, 루한스크)의 독립을 인정하는 문서에 서명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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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당일 백악관은 성명을 내고 “예상한 일”이라며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곧 대러 제재 조치를 시행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가 미국이 예상된 ‘침공 시나리오’를 밟고 미국은 제재 대응 방침을 밝히면서 우크라 침공이 임박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대한 러시아 발표에 대한 입장’이라는 성명에서 “우리는 러시아의 이와 같은 움직임을 예상했고 즉시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곧 도네츠크인민공화국(DN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NR) 지역에 대한 미국인들의 새로운 투자, 무역, 자금 조달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내 그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람에게 제재를 가할 수 있는 권한도 포함된다”고 했다. 이어 “러시아의 노골적인 국제 약속 위반과 관련된 추가적인 (제재) 조치들을 곧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무부와 재무부가 추가 세부 사항을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

사키 대변인은 “이러한 조치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우리가 연합국 및 파트너들과 협력하여 준비해온 신속하고 엄중한 경제 조치들과 별개”라며 “(침공 시) 제재가 추가될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NBC방송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 관계자들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수도 키예프에서 대피시켜 폴란드 접경 지역인 리비우로 옮기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몇 주 동안 미국과 서방 정부가 러시아의 공격 위협을 과장하고 있다고 해왔지만, NBC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비밀리에 민감한 IT 인프라와 군사 지휘부를 키예프 외곽으로 이동 시켰다고 한다.

NBC는 “바이든 행정부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 토요일 키예프를 떠나 뮌헨안보회의 참석을 위해 독일을 찾는 것이 현명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러시아 침공이 현실화할 경우 대피 작전을 밟아야 하는데 그 전에 나라를 뜨는 것이 불안하다는 취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젤렌스키 대통령과 35분가량 통화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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