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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관세’ 베트남-태국에 공장 있는 스마트폰-가전업계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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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베트남 46% 태국 36% 상호관세 부과

삼성 스마트폰, 베트남 물량이 주로 미국행

삼성-LG 가전, 멕시코로 공급지 변경 검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9일(현지 시각) 삼성전자 멕시코 케리타로 가전공장을 찾아 공장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제공) 2022.09.12.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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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미국의 주요 수입국에 상호관세를 부과하면서 한국 스마트폰과 가전 등의 업체에 비상이 걸렸다. 이번에 발표로 한국(26%)을 비롯해 베트남(46%), 태국(36%), 인도(26%) 등이 대상이 됐는데 한국 업체들이 이곳에 생산시설을 다수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업계 수익성 하락 불가피

발등의 불이 떨어진 곳은 스마트폰 업계다. 삼성전자의 경우 베트남 북부 박닌·타이응우옌 공장에서 자사 스마트폰 물량의 50% 이상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물량은 인도, 인도네시아나 한국 구미 공장 등에서 생산한다. 이 중에서 베트남 공장 물량이 주로 미국으로 수출되기 때문에 이번 상호관세 조치의 직격탄을 맞게 된 것이다. 더불어 삼성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의 22%를 중국을 비롯한 외주 공장 생산을 맡겼는데, 중국산 제품은 관세율 54%가 부과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일단 미국 내에 보유 중인 재고로 ‘관세 장벽’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에 출시한 ‘갤럭시S25 시리즈’ 모델의 물량은 이미 관세 발표 전에 미국으로 출하됐다. 그렇지만 하반기(7~12월)에 출시 예정인 ‘폴더블폰 시리즈’를 포함해 각종 스마트폰, 태블릿은 관세 여파를 피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와 스마트폰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미국 애플도 상황은 비슷하다. 애플은 미중 갈등의 심화에 발맞춰 중국 정저우 공장의 생산 물량을 인도, 태국, 베트남 등지로 옮겼다. 애플이 중국에서 생산하는 물량이 약 90%에 이르는 데다 나머지 지역들도 모두 고율의 상호관세가 예고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애플의 주가는 이날 시간 외 거래에서 7% 이상 하락했다. 삼성전자와 애플 모두 상호관세의 ‘덫’에 걸렸기에 이로 인한 시장 점유율 변화가 크지는 않겠지만 스마트폰 업계의 수익성이 동반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가전도 생산 전략 수정 필요

LG전자 멕시코 공장 전경.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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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 업계도 비상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모두 베트남과 태국 등에서 가전제품을 만들어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해당 지역의 값싼 인건비를 이용해 대량 생산한 뒤 미국으로 수출하는 방식이었는데 관세가 최대 46%에 이른다면 공급지 변경을 검토해야 할 판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일단 멕시코에 있는 가전 공장에서 생산량을 늘려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맺고 있는 멕시코는 USMCA의 적용을 받는 품목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관세를 적용받지 않고 있다. 가전도 USCMA 적용 품목이다.

다만 언제 또 멕시코에 대한 추가 관세가 부과될지 모르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에 보유한 공장에서의 생산 품목을 늘리는 방안에 대해서도 여전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베트남에 생산시설을 둔 삼성전기나 LG디스플레이나 LG이노텍 등 디스플레이‧전자부품 업체들도 관세 변화에 따라서 공급망 조정 등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개별 관세 적용받는 반도체·자동차도 ‘흐림’

현대차그룹이 3월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Ellabell)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 HMGMA)’의 준공식을 개최했다. 사진은 HMGMA에서 아이오닉9이 생산되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2025.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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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관세 대상에서 제외되긴 했지만 자동차는 이날부터 품목별 관세 25%가 적용돼 타격이 불가피하다. 그나마 최근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그룹 전기차 신공장이 준공하면서 미국 현지서 추가 생산량이 늘어날 수 있게 됐다.

반도체의 경우에도 개별 품목에 대한 관세 부과가 예정돼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을 비롯한 배터리 업체들인 이미 미국에 생산기지가 여러 곳에 있지만 원재료를 수입할 때의 원가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철강 및 알루미늄 업계도 지난달 12일부터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베트남에 공장을 둔 한 기업 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워낙 관세를 부과했다가 유예하기를 반복하기에 일단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살피고 있다”며 “베트남 대신 다른 지역의 생산 물량을 늘리는 등 여러 가지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기업 관계자는 “이번 상호관세는 9일 선적분부터 부과되니 일단 정부 차원에서 대응하며 반전을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베트남 정부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관세 인상으로 인해 결국 미국 소비자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매체 CNBC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기술협회는 앞으로 노트북 가격이 최대 68% 오를 수 있다고 봤다. 또 스마트폰은 최대 37%까지 오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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