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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관세 다른 효과…세탁기 등 과거 사례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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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기 50% 관세, 고용효과 ‘미미’
소비자 부담 연간 15억 달러 달해
타이어 관세 생산자 이익 미미…수입처 변동
중국산 TV 관세에도 가격 하락 이어지기도


이투데이

비스포크 AI 세탁기&건조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상호 관세’ 폭탄을 던졌다. 과거 유사한 고율의 관세 정책이 시행됐을 때 그 영향의 크기가 품목에 따라 달랐던 만큼 이전 사례를 통한 관세의 여파를 추측할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인 2018년 수입 세탁기에 최대 50%의 관세를 적용했다. 국내 생산자와 고용을 보호하기 위한 필요성을 사유로 들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몇몇 외국 제조업체들은 생산 기지의 일부를 미국으로 이전했으며, 미국 내 제조사도 고용을 소폭 늘렸다. 그러나 일자리 증가폭은 미미했다. 아메리칸이코노믹에 실린 2020년 조사에 따르면 관세로 인한 일자리 창출 효과는 약 1800개로 추정됐다. 반면 관세로 인한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들은 세탁기를 사는 데 연간 약 15억 달러(약 2조 원)를 더 내야 했다.

또 관세 부과 대상이 아닌 의류 건조기 가격도 급등했다. 세탁기와 건조기는 세트로 판매되는데, 관세로 인해 줄어든 세탁기 수익률을 만회하기 위해 제조사들이 건조기 가격을 올렸기 때문이다. 심지어 관세 부과 대상이 아닌 미국 기업들도 이 기회에 자사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기 시절 부과한 세탁기 관세는 일자리 효과 증가가 미미했고 소비자 부담은 크게 가중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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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관세는 중국산 저가 수입품의 유입에 대응하기 위해 버락 오바마 전 정부 시절인 2009년 첫 도입 됐다. 타이어 관세율은 첫해 35%로 설정됐다. 그러나 세율은 2010년 30%, 2011년 25%로 낮아졌고 2012년에 만료됐다. 관세로 인해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줄었지만 국내 생산자 이익은 미미했다. 대부분 경우 수입처가 중국에서 중남미나 아시아 다른 지역으로 옮겨갔다.

오바바 대통령은 관세 부과 후 3년이 지난 뒤 이 조치로 1000명 이상의 미국인 일자리를 지켰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보존된 일자리 대신 미국 소비자들은 큰 대가를 치러야 했다. 2011년에만 총 11억 달러의 가격 상승을 초래했다.

관세가 수입품에 항상 같은 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TV가 바로 대표적인 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때 중국산 전기제품에 25%의 관세를 물렸다. 하지만 관세 부과 이후에도 TV 가격은 하락 폭이 둔화하기는 해도 계속 내렸다. 코로나19 기간에 공급망 혼란으로 일시적으로 상승하기는 했지만 관세로 인한 것은 아니었다. 이후 중국으로부터 TV 수입은 계속 늘어났지만, 현재는 2017년과는 달리 멕시코로부터의 수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경우에는 2018년 발발한 첫 미·중 무역 전쟁 타격을 피했지만 이번에는 관세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주목할 점은 중국 노동통계국이 약 5년 전 월간 소비자물가지수(CPI) 집계에서 스마트폰 가격을 독립적인 상품 카테고리로 추적하기 시작한 이후 그 가격이 매년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은 애플 아이폰의 최대 생산기지여서 이번 스마트폰 관세 부과로 인한 부담을 미국 소비자들이 크게 짊어질 우려가 있다.

[이투데이/변효선 기자 (hsbyu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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