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우려
왼쪽부터, 푸틴 러시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AP·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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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전화 협상’이 불발되면서 전황이 다시 격화하고 있다. 트럼프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그간 미국이 중단 의사를 밝혔던 패트리엇 대공 미사일 등 무기 지원을 재개하기로 했다. 푸틴은 트럼프와의 전화 통화가 끝나자마자 우크라이나에 드론·미사일 대량 공격을 가했다.
트럼프는 3일 푸틴과의 전화 통화와 관련, “매우 실망했다. 그는 멈출 생각이 없는 듯 보였다”고 했다. 푸틴은 전화 통화가 끝나자마자 3일 밤부터 4일 새벽까지 드론 539대, 탄도·순항 미사일 11기를 동원한 공습을 가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공격이 2022년 개전 이후 최대 규모였다고 주장했다. 이번 공습으로 23명이 부상했다.
트럼프는 젤렌스키와 통화를 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방공 지원 의사를 피력했다고 미국 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악시오스의 취재에 응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통화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방공 지원을 하고 싶다. 보류된 부분이 있다면 점검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는 소셜 미디어에 “미 대통령과 아주 중요하고 유익한 대화를 했다”며 “우리는 방공 기회에 관해 말했고 우리 하늘에 대한 보호 강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썼다.
이어 “우리는 방위산업 역량과 공동 생산에 대해 상세히 대화했다”며 “우리는 미국과의 직접 프로젝트를 할 준비가 됐고 특히 드론 및 관련 기술에 대해 안보가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과 관련, 트럼프는 4일 미 대통령 전용기에서 기자단과 만나 젤렌스키와 ‘좋은 통화’를 했다며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미사일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는 방어를 위해 그것(피트리엇 미사일)들이 필요할 것이다. 그들은 꽤 심하게 얻어맞고 있기에 뭔가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의 주력 대공방어 체계인 패트리엇의 우수성을 강조하며 “아주 굉장하다”고 말했다.
결국 트럼프는 자신이 주도하는 우크라이나 휴전 구상에 러시아가 비협조적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당분간 우크라이나에 힘을 실어주는 일부 조치를 추진하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협상 우선권을 쥐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전투력을 강화시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푸틴은 ‘소모전 전략’으로 우크라이나 방어 자산을 소진하고, 서방 국가 간 분열을 유도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트럼프의 휴전 제의를 푸틴이 거부한 것 역시 현 상황의 주도권을 러시아가 쥐겠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유리 우샤코프는 미·러 정상 통화 내용에 대해 “우리 대통령은 러시아가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러시아의 목표가 “잘 알려져 있는 현재 상태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라면서 “러시아는 이런 목표들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지원 재개 의사를 밝히고, 독일 등 서방 국가들도 패트리엇 미사일 등 방공 자산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겠다고 한 상황이다. 푸틴의 ‘소모전 전략’에 우크라이나와 서방이 넘어가지 않는다면 전쟁이 계속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휴전 합의 가능성에 대해 “매우 힘든 상황”이라면서 “나는 푸틴 대통령과 한 통화가 매우 불만족스러웠다. 그는 끝까지 가기를, 그저 계속 사람들을 죽이기를 원한다. 이건 좋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전쟁 장기화 시 러시아에 가해질 국제 사회의 제재와 관련해서도 푸틴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밝히면서 “푸틴은 제재가 올 수 있다는 걸 이해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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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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